65집 | 피해-생존자 자기 서사의 역동 -김연자의 『아메리카타운 왕언니, 죽기 오 분 전까지 악을 쓰다』를 중심으로(권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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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4-11-20 14:54 조회3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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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미군 기지촌 역사에 대한 문학·문화연구로, 기지촌 증언사의 맥락에서 성판매여성 최초의 증언록(김연자, ????아메리카타운 왕언니, 죽기 오 분 전까지 악을 쓰다????, 2005)을 논의하고 기지촌 및 기지촌 성판매여성에 대한 논의에 기여하고자 한다. 김연자의 에세이는 기지촌 성판매여성 최초의 증언록으로, 남성-엘리트-민족주의 역사에서 소거됐던 하층 계급 여성들의 목소리의 일단을 반영하여 공식 역사에서 누락된 역사쓰기 투쟁의 의미를 지닌다. 김연자는 피해-생존자이자 기록 주체이며 동시에 운동가로 자기 규정하는 주목할만한 여성 민중 글쓰기의 실례를 보여준다. 구술 주체가 아닌 기록 주체로서 생애사 쓰기를 통해 김연자의 에세이는 여성 공동의 기록서사이자 자전적 글쓰기로서의 자기 서사, 나아가 마음의 문제에 천착한 자기 내면의 서사로 나아간다. 당사자로서 증언한 기지촌 생활사에 대해서는 성매매 시장의 행위자인 여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성판매 행위가 어떻게 죽음정치 노동의 성격을 띠는지, 그리고 죽음정치 노동에 내몰린 여성들이 피해자로 고정되지 않고 어떻게 행위성을 발휘하는지 재현한다. 여성들은 반제, 반독재 투쟁의 선구적 주체이자 다양한 개성으로 재현되면서 단선적이지 않은 생활사가 기록되어 있다. 여성들이 겪은 고통이 개인적인 데 그치지 않고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인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입증할수록 여성들의 행위성이 과소평가되기 쉽다는 역설을 감안할 때 김연자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