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집 | 세네갈 독립 이후 셍고르의 시 세계: 『우기의 편지 Lettres d’Hivernage』를 중심으로 (황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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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1-05-13 15:54 조회1,64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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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가 독립을 맞이하자, 네그리튀드 문학의 선구자인 셍고르도 조국인 세네갈로 돌아간다. 그는 시집 『야상곡』(1961)을 제외하고는, 주로 정치 에세이나 문학 평론을 집필하면서 오랫동안 정치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나이 70세가 다 되어서야 그는 오랜 정치 생활을 끝내고 비로소 일상으로 돌아온다.
본 연구는 셍고르가 말년에 출간한 『우기의 편지』(1973)의 시 세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 시집은 그가 아프리카 특유의 우기를 피해 프랑스에 머무는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가 바탕을 이룬다. 무엇보다도, 이 시집의 특징은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여성’은 이전의 작품에서는 이상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현실적 삶을 환기하는 연인 이미지가 된다. 그는 아내의 부재로 인해 번뇌에 빠지다가도 그녀에게서 온 연서를 읽어가며 달콤한 상상 세계로 빠져든다. 그 결과, 이 시집은 전체적으로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사실, 그는 일생을 공적인 의무감과 동시에 시적 영감의 열망에 휩싸여 보냈다. 그리고 ‘유년의 왕국’과 ‘잃어버린 아프리카’는 그의 시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는 고단한 업무를 마치고 휴식의 공간인 포펭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고레섬과 평화로운 해안의 마을을 내려다본다. 그곳은 과거에 강대국의 식민지였고, 시인 셍고르는 그런 조국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가슴아파한다. 그는 비가 그친 뒤에 드러난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모습에 열광한다. 그는 그곳에서 아내와의 재회를 꿈꾸고 홀로 수영을 하고 명상에 빠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셍고르적인 교감, 즉 인간과 우주의 통일성을 가로지르는 신비한 관계를 드러낸다. 우기는 더 이상 시련이 아니다. 그의 펜 아래, 아프리카는 시의 언어로 재창조되며 아름다운 우기 속의 두 부부는 백인도 흑인도 아닌 사랑하는 두 연인일 뿐이다. 시인 셍고르는 단순하고 심오한 감성으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행복한 시인으로 남는다.
주제어 : 셍고르, 우기, 편지, 아프리카, 포펭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