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집 | 김춘수 <타령조> 연작시의 주체와 타자의 관계 연구 - 의인화 양상을 중심으로 (홍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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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3-05-23 14:55 조회74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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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타령조> 연작시에 나타나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이를 형상화하는 의인화 양상의 의미를 밝혀보려고 한다. <타령조> 연작시는 김춘수의 초기 시와 중기 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그의 시 세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무의미시’로 나아가는 기점에 서 있는 텍스트이다. 따라서 주체와 타자의 관계가 보여주는 양상이 무의미시로 치환되어 이해될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우선 의인화를 통해 언술 주체가 호명하는 목소리 없는 타자들의 목소리를 구성해내며, 타자의 침묵을 텍스트의 반복되는 형상을 통해 확인했다. 침묵하는 대상 타자에게 ‘너’로 호명될 때 어떤 존재로 변화하는지에 주목했다. 이때 ‘사랑’을 드러내는 존재로 나타나는 타자들은 주체와의 합일된 세계를 꿈꾸지만, 이는 찰나의 모순의 순간으로만 이루어질 뿐 형상화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당신’이라고 불리는 타자와 ‘나’의 관계가 한 쌍의 구조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체와 타자가 결코 만날 수 없는 동일한 세계에서 다른 층위를 걷고 있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즉 뫼비우스의 띠에서 서로 다른 면을 걷고 있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여성’ 인물을 타자의 대표로 내세우며 의미를 구현해내려는 시도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규정할 수 없는 대상 타자들이 언어로 형상화되는 모든 것을 역설적으로 포함하여 드러낸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김춘수 시의 주체와 타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으나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주제어 : 김춘수, <타령조>, 의인화, 무의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