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집 | 사회과학에의 물음과 문학연구의 갱신 가능성 - 가야트리 스피박의 논의를 중심으로 (윤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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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3-05-23 14:47 조회741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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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가야트리 스피박의 저서와 개념들, 특히 ‘비판적 지역주의’, ‘초국가적 읽기능력’, ‘새로운 교수법’ 등의 개념들을 중심으로 문학연구와 사회과학, 그중에서도 비교문학과 지역학의 상호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문학연구의 고유한 역할과 잠재력을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먼저, ‘비판적 지역주의’란 비교문학과 지역학이 의지해 왔던 기존 지역 개념의 근거와 조건, 한계, 사용 맥락들을 재검토하는 지적 실천이다. 스피박은 전통적인 지역 분류법이 갖는 본질주의적 속성과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그 분류에 따라 생산된 지식들을 활용하여 더욱 새롭고 다양한 지역 범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모색한다. 다음으로, ‘초국가적 읽기능력’은 이미 주어진 개념이나 범주로 온전히 환원될 수 없는 개별 텍스트들의 차이 또는 잔여물들을 전 지구적 자본주의라는 특수한 조건과 연결 지어 의미화하는 역량이다. 스피박에 따르면 초국가적 읽기능력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삼는데, 상상력은 예측 불가능한 타자성과의 만남에 따른 새로운 관계와 연대를 창안하고 발명하는 힘으로서, 아무런 연관성과 유사성에도 기대지 않고 전혀 다른 지역들 사이의 접점을 생성하는 동력이 된다. ‘새로운 교수법’은 스피박이 제시하고자 하는 ‘타자에게서 배우기’와 관련된다. 그 핵심은 ‘아래로부터 배우기’와 ‘배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배움이 오직 알려지지 않은 타자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우리가 배움의 대상과 그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을 때에만 배움의 책임이 생겨날 것임을 배운다는 뜻이다. 이러한 배움은 현실이나 제도의 검증과 객관적 보편화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것과의 대면 속에서 타자에의 책임을 되묻는다는 점에서 ‘이중구속’과 연루된 것이기도 하다. 스피박은 이처럼 이중구속과 관계하는 타자성과 책임이 문학 교육과 연구를 아우르는 텍스트 읽기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하며, 타자와 배우고 가르치는 읽기가 문학연구와 사회과학의 호혜적 갱신 가능성을 촉진하는 특유의 역량이 되리라 기대한다.
주제어 : 스피박, 비교문학, 문학연구, 지역학, 사회과학, 비판적 지역주의, 초국가적 읽기능력, 새로운 교수법, 이중구속, 학제성, 포스트식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