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집 | 인간과 동물의 반려 관계에 대한 윤리적 소론 - 안내견 사례를 중심으로 (소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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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19-05-08 11:13 조회4,10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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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통해 필자는 최근 들어 활발해진 동물 윤리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반려동물의 특수 사례인 안내견이 인간의 손안에서 다뤄지는 방식에 윤리적 부당함은 없는지의 여부를 밝히려고 시도했다. 맨 먼저 필자는 인간이 동물을 반려로 맞을 때 떠안는 ‘획득의무’의 두 가지 핵심을 지적했다. 그 중 하나는 ‘동물의 기본적 욕구를 돌볼 의무’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의 삶을 가능한 한 개선할 의무’이다. 그렇다면 안내견은 이러한 의무들을 준수한 동물 사용 사례로 간주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필자는 안내견이 길러지고 부려지는 전체의 과정을 일별하며 안내견은 임무상 ‘집중 장애’ 요인인 식욕과 변의, 호기심과 사교성 등의 동물적 본능을 반려인의 명령대로 억제하게끔 훈육된다는 중요한 사실에 주의를 환기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로부터 인간의 안내견 사용이 윤리적으로 부당하며 따라서 폐지돼야 마땅한 관행이라는 결론을 끌어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안내견은 장애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윤리적 ‘고기능’을 수행하며, 이런 경우 필자는 장애인의 기본권과 안내견의 복지가 양립되는 조건을 적시하는 방향으로 문제 해결을 도모함이 가장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대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조건은 안내견이 일상에서 당하는 ‘본능의 억압’을 최소한도로 제한하는 규범적 기준선 역할을 부여받는 셈이다. 이러한 취지 아래 필자는 그 조건을 두 가지, 즉 ‘인간은 안내견의 헌신을 반려동물에 대한 획득의무의 이행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과 ‘안내견의 훈육에 물리적 강압이 사용돼선 안 된다’는 것으로 테제화해 제시했다. 이로써 필자는 안내견을 대하는 반려의 손길이 학대의 채찍으로 표변하지 않도록 인간의 행동들을 정제할 두 개의 윤리적 거르개를 만들어 내놓아 본 것이다.
주제어 : 반려동물, 획득의무, 안내견, 본능의 억압, 장애인의 기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