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집 | 타유시(打油詩)와 <호동거실(衚衕居室)>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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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19-05-08 11:11 조회3,841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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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송목관 이언진(1740∼1766)의 <호동거실>연작 170수를 대상으로 하여, 중국 백화문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보고 이러한 작품의 경향이 타유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타유시’라는 다소 생소한 시 창작 양식을 접목시키고자 하는 논의는 기존 연구사나 학계에서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시도다.
이러한 해석의 다양성을 가능케 하는 근거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언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작품 <호동거실> 마저 그 창작연대나 창작 동기, 작품 배열순서 등 그 어느 하나 명확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는데서 기인한다. 이언진이 머무른 ‘호동’은 어디였을까? 하는 이러한 고민마저 작품 속에서 혹은 작품 외에 다른 문인들의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 최고의 문인으로 불리는 박지원(朴趾源), 이덕무(李德懋), 김조순(金祖淳) 등은 천재 시인 이언진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후대에 와서도 신분 질서의 질곡에 묶여 있었으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창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언진은 스물다섯 해 남짓한 짧은 삶을 살았으나, 중국어 역관으로 중국 사행길에 올라 통역관으로 활약하고 그 외 일본 통신사로 1년 간 수행을 하면서 국내보다 국외에서 먼저 천재성을 인정받아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국내로 돌아온 그의 삶은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호동에 기거하면서 아픈 몸으로 <호동거실>이 수록된 시문집(지금의『송목각유고』)을 쓰고는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본고는 이언진과 <호동거실>과의 접점을 ‘호동’이라는 단어에 착안해 중국 문학과의 영향 관계, 그중 타유시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보는 시도를 하였다. 이언진 작품 해석의 지평을 넓히고, 작품 외적, 내적 상관관계를 추론해 그 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주제어 : 타유시(打油詩), 호동(衚衕), 이언진, 호동거실(衚衕居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