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집 | 김우진 희곡 「난파」에 나타난 ‘이름의 부재’ 연구 (서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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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4-05-08 23:44 조회29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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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김우진의 희곡 「난파」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Caro Nome’의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인물이 겪고 있는 ‘이름의 부재’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표현주의극으로서 「난파」는 실험적인 방식과 난해함이 부각되는 작품이지만, 비교적 일관된 방식으로 이름의 부재를 겪는 근대적 개인의 문제를 드러낸다. 인물은 전근대적 가치관에 의해 내몰리며 어려움을 겪는데, 그러한 어려움의 기저에는 어머니의 수수께끼와도 같은 욕망이 존재한다. 그러한 욕망 안에서 어떤 일관된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인물의 모습은 부정적인 양상으로 표현되었다.
기존에는 이러한 텍스트의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문제적인 결말에 대해 논의할 때 퇴행적인 현실회피나 낭만적 이상화를 부각하였다. 이러한 접근들은 죽은 자로서 돌아오는 ‘어머니’와 상징적 죽음을 맞이하려는 ‘시인’의 차이를 온전히 살피지 못했다. 하지만 본고는 ‘Caro Nome’와 ‘소리’에 대한 논의를 통해 ‘죽음’의 실제적이고 상징적인 두 차원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시인’의 상징적 죽음은 ‘모’의 상징화 되지 않는 죽음에 대응되는 귀결이자, 이름이라는 의미를 찾기 위해 나아가는 인물이 도달하는 지점으로 무의미의 측면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텍스트는 전근대적인 가치관과 근대적 의식이 충돌하는 시기에 인물이 놓인 고통스러운 현실을 「난파」 속 ‘이름’의 문제를 중심으로 말하고 있는 셈이며, 이를 통해 난파하는 주체에 대한 비관보다는 난파라는 상징적 죽음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는 주체의 돌파구를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주제어 : 김우진, 난파, 이름, 상징적 죽음, 소리